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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게시판 -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근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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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 정도 수... 비행소년
dazzling님/ 제 ... 길벗
삼성 SDS는 주... dazzling
우주 님, 인용하... dazzling
한그루 님, 어느... dazzling
dazzling님/ 이 ... 한그루
일반회사에 10년 ... dazzling
이 분 정말 멋지... dazzling
정치/경제/사회 게시판
최근에 이슈화되지 않은 게 신기한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이런 게 너무 당연해서 이슈가 안 된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야근 인정해달라"..한 IT 근로자의 절규
이 주제에 대해선 저는 그다지 아는 게 없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이쪽 분들이나 관련 분야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적다는 게 가장 큰 이유죠. 주변에서 공대생을 갈아 넣는다는 둥의 표현은 몇 번 들었습니다만(주로 웹상에서) 관련 기사도 별로 없고 대학생의 입장에서 취업은 나쁘지 않게 된다는(상대적인 이야깁니다만.. 경솔한 표현이라면 철회하겠습니다) 이야기도 들리는 터라 그런가 보다.. 했었습니다. 근데 위 기사와 관련 기사들을 좀 찾아보니 신기할 정도로 근로자 처우가 안 좋은 것 같더라구요.
이런 상황이라면 능력 있는 기술자라고 해도 굳이 열심히 일을 할 동기가 없겠지요. 위 기사에서 나온 것처럼 일 잘하는 것 같으면 오히려 일을 더 빡세게 시켜서 내파를 시켜 놓는데 말입니다. -_-;; 결국 이런 문제들이 전체적인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질 저하로 조금씩 표면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D램 반도체가 세계시장 점유율 50%를 넘겼다는 기사를 어디서 읽었는데 소프트웨어는..;; SW 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IT벤처 같은 것도 한때 반짝 뜨다가 지금은 다들 기세가 죽은 것 같고요. 잘은 모르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적다 보니 결국 기반을 이루는 중소 프로그래밍 하청업체의 경우 직원들의 노가다에 의해 간신히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위 기사에 나온 것처럼 대기업에 딸려 일하는 경우도 저런데 안정적 수익조차 보장되지 않는 중소기업은 뭐..
한국 IT 경쟁력 전체 8위서 16위로 하락
이 사이트에 실제 관련 분야 분들도 계신 것 같던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혹시 관련 주제가 있을까 해서 듀나게시판을 좀 뒤져 보니 위 기사에 나온 분이 직접 남긴 글도 찾을 수 있더군요.
제가 뉴스에 나왔습니다.(IT 노동자의 야근 관련)
제목에서 원래는 '프로그래밍 산업' 이라고 적었는데 어감도 이상하고 무엇보다 용례가 적은 것 같아서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바꿨습니다. 근데 이렇게 해 놓고 다시 보니 본문하고 좀 맞질 않네요;; 마땅한 용어가 없으려나..
저도 주서 들은 것으로 말하자면, 저는 그 바닥이 싫어서 도망나온 자라서요.
차라리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가 나을때도 있다고 하더군요. 위 기사의 사례의 경우, 농모 대기업 금융.......인데, 뭐 이 정도면;;
대게 주 업무가 있고, 정보통신, it 분야를 그 분야를 서포트 하기 위해서 돌리는 회사의 경우, 대우가 아주 뭐같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좋기로 손가락에 꼽히는 금융기관인데 의외이긴 하네요.즉 그 쪽 일은 어디까지나, 소모품 처럼 밖에 안 보는 것입니다.
전에 시닉스님과 댓글 나눌때도 할려고 했지만 못 한 이야기 중에, 어짜피 우리나라 기업 마인드가 그렇습니다. IT라고 해서 특별히 나을 것도 없지만 약간의 더 악조건인 점은, 1. 전문 IT, 소프트웨어 업체는 열악한 경우가 많음...외주로 많이 처리해버림..
2. 위 사례처럼 주 분야가 따로 있고 이를 서포트 위한 기업의 경우 아주 하찮케 여김..
솔직히, 이공계 기피 현상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죠..
여기에 이 분야 종사자들이 좀 계신 걸로 아는데... 암튼 IT산업 전체가 저 정도 근로조건은 아닙니다. 세부분야마다 상황이 조금씩은 다른데 기본적으로 위의 기사의 프로그래머가 종사하는 SI(System Intergration, 간단히 말해 기업전산화)분야는 최악입니다. 이를테면 게임업계도 일반적으로는 월화수목금금금이긴 한데 저렇게 몰아치는 것과는 좀 분위기가 다르지요.
SI의 근로조건이 왜 다른 분야에 비해 특히 열악하냐면 기본적으로 삼성 SDS, LG CNS, SK C&C, 포스데이타 등의 주요 SI업체들은 재벌 계열사로서 원래는 재벌그룹 계열사의 전산부서였다가 분사되어 나온 기업들이기 때문에 재벌그룹계열사들이 그룹 내 SI 업체에게 대부분의 사업을 몰아주는 관행이 있습니다(계열발주의 비율이 50%를 상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다음 이런 업체들은 도급구조를 통한 재하청을 통해 단가하락의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합니다. 게다가 이런 대형 SI업체들은 하청업체와 거래를 할 경우 직접 거래하기보다는 기업이 직접 관리하는 전략적 협력업체를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사실상 3차 하도급업체로 전락하게 되지요(대충 계산해보면 3차 하도급업체의 경우 전략적 업체에 10-15% 단가 할인을 허용하고 다시 남은 가격의 10-30% 인하된 가격으로 일을 맡게 됩니다).
그러므로 소규모 기업으로 내려갈 수록 이윤은 기술력이나 솔루션의 품질이 아니라 종업원의 저임금에 기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필연적으로 노동강도가 강화되기 마련이지요. 말도 안되는 가격에 말도 안되는 일정(월화수목금금금...)으로 몰아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제조업의 경우에는 중소기업이라도 새로운 설비를 도입하거나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경감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IT산업의 경우에는 그런 부분이 거의 없지요. 사실 SI업계의 상황이 이정도라는 것은 몇년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번 기사를 보면서 데자뷰를 느끼기도 했는데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한번 발생하여 IT산업 근로조건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그후로 별달리 개선된 건 없지요=_=;
SI는 System Integration입니다. 이 개념은 기업 전산화에서 시스템의 '개발/구현' 영역이라고 할 수 있지요. 기업 전산시스템의 운영 및 유지보수 측면은 일반적으로 SM(System Management)라고 부릅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용어라 실수했군요=_=;;
가리사니님이 댓글을 지우셨는데.. 예전 정통부 분류에 따르면 IT산업은 일반적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정보통신기기,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관련 서비스, 정보통신관련산업 이렇게 나뉩니다. 그 중에서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관련서비스산업은 명칭 그대로 소프트웨어 산업과 컴퓨터 관련 서비스 산업으로 나뉘고, 소프트웨어 산업은 패캐지 소프트웨어 산업과 SI와 같은 컴퓨팅 서비스 산업 등으로 세분됩니다. 암튼 정부의 분류는 이렇습니다.
그 덧글은 본문 p.s.2.로 옮겼습니다. 거기다 다는 게 맞지 않는 것 같아서요; 분류가 있었다면 좀 찾아봐야겠네요. 전 상식선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 '소프트웨어의 이용/개발에 관련된 사업 일반' 과 같이 이해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말씀해주신 대로라면 본문에서 그다지 크게 틀리게 쓰진 않은 것 같네요. 휴우..
요즘 우리나라의 하청업체들이 정말 기업이 맞는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원청과 하청간의 도급 생산 계약이 정말로 '시장의 교환'이 맞을까요? 본사와 대리점간의 거래가 정말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이루어진다는 그 거래가 맞을까요?
이야기하기에는 괴로워서 그런지 당사자들이 별 말씀이 없으시니 저라도 좀더 주절거려보지요. 가리사니님 말씀처럼 이 분야에 대학생들이 취업이 잘 되는 편이긴 합니다. 특히 SI(라고 쓰고 Web이라고 읽는)분야는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지요. 웹기반 기술을 이루는 HTML을 비롯한 ASP, PHP, JSP와 같은 Script형 언어들이 이를테면 C++과 같은 범용 프로그래밍 언어보다는 습득하기에 용이한 편이기 때문입니다(그래서 IMF이후로 실업자 구제책으로 이러한 웹기반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들이 대량으로 양산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력이 쌓이면서 발생하는데, 막말로 경력 7-8년차와 경력 2-3년 차 사이에 기술적인 차이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좀 구조적인 문제인데, 우선 첫째로는 이 분야의 기술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한국이 이러한 변화를 아주 민감하게 쫓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면 근래에 Ajax 같은 기술이 유행을 탄다고 할때 신입이고 경력자고 똑같이 새로 배워야 합니다. 물론 시스템이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이해로 본다면 경력자들이 훨씬 낫지만 코딩(coding)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았을 때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는 말입니다(어떤 면에서는 젊은 신입사원이 더 빠르게 습득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식이라서 기술 축적이 별로 안이루어집니다. 시스템의 이해나 전반적인 경험의 축적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것들은 쉽게 외화되어 측정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지요. 둘째는 한국의 업계문화가 프로그래머에게 슈퍼 멀티 플레이어를 요구하는 면도 있습니다. 대개 중소기업에 있는 프로그래머는 코딩 이외에 기획, 간단한 웹디자인, DB 전부 다 할 수 있지요;; 이전 리플에서 설명한 것처럼 인력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원가를 절감하기 때문에 분야별로 사람을 뽑을 여력 같은 건 없습니다. 그래서 과다 업무에 전문성은 전문성대로 또 떨어지는 면도 있습니다. 셋째로는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가 프로그래머들을 레고블럭처럼 만든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설명하기가 좀 어렵긴 한데.. 간단히 말하자면 기업들이 프로그래머에게 요구하는 것이 어떤 첨단 기술이라기보다는 일정한 아웃풋을 안정적으로 생산해내기를 요구하고 시스템 자체가 그런 방식으로 형성되어 가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암튼 앞서 설명한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한국에서는 프로그래머가 나이가 들어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별로 비전이 없는 것이죠. 노동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정작 기업에서는 쓸만한 경력은 아무리 찾아도 구할 수가 없고 신입들만 넘쳐난다고 불평을 쏟아놓습니다만...
지금까지 얘기는 SI 분야에 국한된 것이고 임베디드,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이런 분야들은 또 좀 다르긴 합니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기술축적이 가능하기도 하고.. 요즘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이 나오면서 그런 분야들이 블루오션이라는 기대가 좀 있는 것 같긴 한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 분야의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요즘 소프트웨어 개발은 개발이라기보다 일종의 패러미터 조정 같은 작업이 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주얼베이직 같은 개발 툴의 영향이 크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실제로 경력이 짧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코딩에 대해서 잘 모르고, 플로우차트를 그릴 줄 모르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고 하더군요. 업무 분석이나 그런 능력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하지요. 이 분야의 경력자는 이것에 대해 "자동차 정비하는 사람들이 엔진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본넷을 열어서 할 수 있는 일 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IMF나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기술인력의 세대 공백이 생긴 것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IMF 당시 IT 업체들이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던 탓에 지금 경력 10~15년 정도의 중간급 개발자들이 씨가 말랐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이런 중간 간부들이 선배들의 경험을 이어받아서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중심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는 그런 점에서 적지 않은 공백이 있다는 겁니다. 최근의 금융 위기로 이런 세대 공백 현상이 또 하나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구요...
물론 IT가 3D 업조이 된 근본 원인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 있다고 봅니다. 야근 철야도 그런 배경에서 더 심화되는 것 같구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군사문화, 까라면 까라, 닥치고 전진, 돌관작업 등의 허접한 기업/조직 문화를 자랑스러워하는 문제도 있다고 봅니다. 전 이것이 영남패권의 한 영향이라고 보는데, 동의하시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첫번째 문단에서 하신 이야기가 제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위에서 세번째 이유로 들었던 것입니다. 적당히 스크립트 수준에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미들레벨 플랫폼을 구성하여 그 윗단에서 작업을 하게 하고 로우레벨은 전혀 알 필요도 없고 손댈 필요도 없게 만드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프로그래머는 단순히 레고블럭처럼 필요한 아웃풋만 안정적으로 생산해주면 됩니다(과장이나 신입이나 아웃풋은 똑같다는 식의 자조섞인 이야기는 이래서 나오는 것이겠습니다만..). 물론 레고블록이 황금이면 보기에는 좋겠지만 플라스틱이라도 구조물을 쌓는데 문제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면 핸드폰 멀티미디어 관련 프로그래머가 퀄컴 소스를 직접 이해할 필요가 전혀 없어지는 것이죠. 이는 단순히 비주얼베이직과 같은 툴 때문만인 것이 아니라 일반 프로그래밍 뿐만 아니라 핸드폰 개발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이런 방식으로 전체 IT산업의 개발구조 자체가 안정된 아웃풋의 생산을 중시하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런 형태의 개발방식은 혁신적인 것이 나오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안정된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은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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